
[중소기업연합뉴스] 김준수 기자 = 많은 현대인이 아침에 눈을 뜰 때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낮시간 동안 원인을 알 수 없는 졸음과 집중력 저하에 시달린다. 흔히 이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나 단순한 수면 부족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실상은 밤사이 호흡이 원활하지 못해 발생한 '수면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면 중 발생하는 코골이는 단순한 잠버릇이나 소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호흡 기류가 상기도의 좁아진 부위를 지나면서 주위 부드러운 조직을 진동시켜 발생하는 '위험 신호'이며, 기도가 완전히 막히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 Obstructive Sleep Apnea)의 전조 증상이다.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면 혈중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저하되고, 뇌는 질식을 막기 위해 끊임없이 잠에서 깨어나는 '미세 각성(Micro-arousal)' 상태를 유도한다.
이런 이유로 환자는 깊은 잠(서파 수면 및 REM 수면)에 들디 못하고 수면의 파편화를 겪게 된다. 미국 수면의학회(AASM)를 비롯한 학계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상태를 장기간 방치할 경우 교감신경계의 과활성화로 인해 고혈압, 당뇨 등 대사질환은 물론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심뇌혈관계 합병증 발생률이 일반인에 비해 최대 4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각적이다. 해부학적으로는 비만으로 인한 목 부위의 지방 축적이 기도를 압박하는 것이 대표적이지만, 서양인에 비해 골격이 작은 한국인의 경우 마른 체형임에도 불구하고 아래턱이 작거나 뒤로 밀려 있는 구조적 특징(소악증 및 하악후퇴증)으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에 더해 만성 비염, 비중격만곡증,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증 등은 공기의 흐름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주요 인자로 작용한다. 따라서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 개개인의 기도 폐쇄 부위와 무호흡의 심각도를 분석하는 정밀 검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할까. 수면다원검사는 병원 내 전용 수면실에서 하룻밤을 머물며 뇌파(EEG), 안구운동(EOG), 근전도(EMG), 심전도(ECG), 호흡 기류 및 호흡 노력, 혈중 산소포화도 등을 종합적으로 기록하는 표준 검사법이다.
이를 통해 시간당 호흡 정지 및 저호흡 횟수를 나타내는 무호흡, 저호흡 지수를 산출하며, 이 지수가 5 이상이면서 관련 증상이 있거나 15 이상일 때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의학적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어 환자의 비용 부담이 완화되었다.
3D CT 및 상기도 내시경 검사는 해부학적 폐쇄 부위를 시각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검사다. 3D CT를 통해 골격 구조와 기도의 단면적을 대조 분석하고, 비강 내시경을 통해 비중격의 만곡 여부나 편도 조직의 비대 수준을 정확히 짚어내어 향후 치료 방향(비수술 혹은 수술)을 결정하는 이정표를 제시한다.
비수술적·수술적 표준 치료법과 의학적 근거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 AHI 지수, 순응도를 고려하여 개인 맞춤형으로 진행되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비수술적 표준 치료법으로는 양압기(CPAP) 요법이 있다. 현재 미국수면의학회(AASM) 가이드라인에서 중등도 및 중증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가장 먼저 권장하는 제1선 치료법(Gold Standard)은 지속적 기도양압기(CPAP) 사용이다.
양압기는 마스크를 통해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지속적으로 기도로 불어넣어, 수면 중 상기도의 허탈(종종 막히는 현상)을 물리적으로 방지하는 공기 부목(Air splint) 역할을 한다.
많은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양압기를 꾸준히 사용할 경우 주간 졸음증이 즉각적으로 개선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수면 중 혈압을 안정시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해부학적 구조 개선을 위한 맞춤형 수술 치료법은 양압기 처방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명확한 구조적 결함이 관찰되는 환자에게는 수술적 접근이 매우 효과적인 대안이 된다.
첫 번째 비과적 수술(비중격교정술 및 하갑개 성형술)은 코막힘이 심해 구강 호흡을 유발하는 환자의 경우, 휘어진 코뼈를 바로잡고 비대해진 점막을 축소하여 비강 호흡을 원활하게 유도한다. 이는 양압기 사용 시 치료 압력을 낮추어 순응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한다.
두 번째 인두부 수술(구개인두성형술 등): 편도나 아데노이드가 지나치게 비대하여 기도를 막고 있는 경우, 이를 부분적으로 절제하거나 연구개 주변 조직을 성형하여 기도 공간을 확보한다. 최근에는 저온 고주파 장비 등을 활용하여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통증과 회복 기간을 단축시키는 수술 기법이 적용되고 있다.
그런데 치료와 함께 반드시 시너지를 위한 생활 습관 교정이 병행되어야 한다. 의학적 치료와 함께 생활 습관을 개선할 때 치료 효과가 더욱 향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체중의 10%를 감량할 경우 AHI 지수가 약 20~30% 감소한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존재하므로 과체중 환자에게 체중 조절은 필수적이다. 아울러 알코올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하고 상기도 근육의 긴장도를 떨어뜨려 무호흡을 심화시키므로 중증 환자는 반드시 절주해야 한다.
중력에 의해 혀가 뒤로 밀리는 것을 막기 위해 상체를 30도 정도 올리거나 옆으로 누워 자는 체위 치료(Positional Therapy) 역시 상기도 개방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미룰 수 없는 수면 건강, 적극적인 진단이 필요한 시점이 무엇인지 알려 드리고자 한다. 만일 필자가 알려 드리는 내용에 해당된다면 즉시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충분한 시간 동안 잠을 청하더라도 수면의 질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그 수면은 신체와 뇌를 회복시키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노화 현상이나 피로의 결과물이 아니라, 전신 건강을 위협하고 삶의 활력을 갉아먹는 엄연한 의학적 질환임을 인지해야 한다.
특히 업무 강도가 높고 스트레스 노출이 잦은 직장인일수록, 지속되는 주간 졸음과 피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접근성이 용이하고 전문적인 검사 및 치료 시스템을 갖춘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자신의 정확한 수면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타인의 수면을 방해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자세야말로 진정한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칼럼 제공]
숨앤소리이비인후과 역삼점 오승리 대표원장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수석전공의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외래교수
수면다원검사 정도관리위원회 인증의











